사안의 개요
의뢰인은 어느 날 새벽경 주거지에서 운전을 하여 이동하던 중 덜컹 하는 소리가 나서 내려 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으며 이를 충격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자리를 이탈해도 좋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이탈하였는데, 같은 날 오전경 뺑소니 혐의로 입건되었다는 취지로 연락을 받은 후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안의 쟁점
특가법 해당 조항에서
보호하는 법익은, 사고야기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고야기자가 피해자와 함께 병원에까지 동행하였음에도, 자신이 사고를 야기하였음을 알리지는 아니하였고, 추후 경찰이 수사를 통해 사고야기자를 파악하게 되었으므로, '도주'를 인정한 사안이 있습니다(대법원).
이처럼,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이 사고야기자이고, 수습될 때까지 기다린 후 현장을 떠났더라도, 사고야기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면, '특가도주'(소위 '뺑소니')에 해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본건의 경우에, 사고야기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곧바로 경찰과 소방에 신고를 하고 사고 수습을 도왔고, 출동한 경찰이 사고를 수습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찰관이 현장을 이탈해도 좋다고 하자 그제서야 현장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찰관에게 사고야기자가 누구인지를 말하지는 않았고, 이 부분이 문제되어 입건이 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만약, 사고 당시 출동한 경찰관에게 '제가 사고를 냈어요'라고 간단히 이야기만 했더라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가 성립하는지와는 별개로, 당연히 특가도주(뺑소니) 혐의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 죄간 가벌성이나 양형 등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간극이 큽니다.
본건 방어 전략
곧바로 선임계를 제출하고, 수사기관에 방문하여 구두 방문하였습니다(수안은 신속합니다).
의뢰인의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만으로는 구체적인 사고 경위, 의뢰인의 충격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 등을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수사시 일반적으로 확보되는 방범용 cctv 등 영상자료를 열람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본건 현장 이탈 후에도 유선으로 의뢰인에게 사고 야기자인지를 확인했으나, 의뢰인이 이를 숨겼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등 본건을 매우 좋지 않은 사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그대로 둔다면 도주치사 혐의로 송치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기에 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컸습니다.
본건은 두 갈래로 대응해야 했습니다.
가. 먼저 사망과 의뢰인의 충격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도주인지를 따지기 전에 죄가 성립하지 않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부터도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도주여부를 따져 특가도주 성부를 가르고, 도주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나. 다음으로,
의뢰인의 충격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도주가 아님을 적극 어필하는 것입니다.
결과 및 의의
국과수 감정결과,
법무법인 수안의 법리적 주장 등에 의뢰인의 수안에 대한 신뢰가 더해져 결국 수사기관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본건은
의뢰인께서 인식하는 상황과 수사기관에서 인식하는 상황 간의 간극이 다소 큰 상황으로, 수사기관을 설득함과 동시에 의뢰인께도 위험 정도를 알리고, 최대한 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조력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겠습니다.
(덧. 잘될 사건은 가만히 두어도 잘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잘될 사건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어느 사안이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 선임도 그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고요. 모든 상담사례에 변호인 선임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혼자 대응할 수 있는 사건은 그렇게 대응하도록 조언드립니다.